[국민일보]신 저주한 청년이 희망의 목회자로…청년 조용기의 '야성의 신앙'(202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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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저주한 청년이 희망의 목회자로…청년 조용기의 '야성의 신앙'
입력 2026-08-23 21:21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조용기’, 11일 개봉 앞두고 전국 사전 시사회
“위인전 아닌 예수와 단독해 고난 돌파한 이야기”…시사회마다 호평 이어져
조 목사의 육필 일기 원본. 국한문이 혼용된 글자 위로 각혈 흔적이 보인다. 권필름 제공“흥! 신! 신은 없다. 있다면 내 그림자보다 못한 존재다.”
폐결핵으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고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19세 때 일기장에 쓴 문장이다. “숙명적인 폐결핵… 내 앞길엔 희망은 없다” “매일 3㏄의 피를 배출하고 있다” 등 당시 절망적인 상황과 고뇌를 일기장에 쏟아내며 신을 저주한 청년 조용기는 훗날 전 세계인에게 복음으로 소망을 전하는 ‘희망의 목회자’가 된다.
‘영적 거장’ 조 목사의 인간적 측면을 집중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조용기’(감독 권혁만)가 다음 달 11일 개봉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조 목사의 육필 일기 원본. “아침에 약 3cc의 검붉은 정맥의 피가 배출되고 있다”고 적혀 있다. 권필름 제공조 목사의 육필일기로 드러난 그의 청년시절 투병기와 회심기, 이후 펼쳐진 국내외 목회·선교 사역 전반이 균형 있게 담겨 ‘인간 조용기’의 진면목을 재발견했다는 평이다. 특히 국·한문과 영문 필기체로 작성돼 각혈 흔적까지 남은 그의 육필 원고는 이번 영화에서 최초 공개됐다. 영화엔 전 세계에 남겨진 조 목사의 흔적을 살피고 이와 관련한 100여명의 증언을 실감나게 담았다. 순복음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의 부흥을 견인한 ‘삼중축복(영적·물질적·육체적 축복)’을 최초로 설교한 조 목사의 육성도 복원했다.
전권식(왼쪽 두번째) 성시화환경운동본부 회장이 지난 11일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에서 열린 영화 ‘청년 조용기’ 사전 시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김영식(왼쪽 첫 번째) 소망교도소 소장과 성시화환경운동본부의 김기택(왼쪽 세번째) 오규록 장로가 함께 했다.지난 7월을 시작으로 부산과 서울, 경기도 성남과 대전 등 각 지역에서 열린 사전 시사회에는 청년 조용기를 목소리로 연기한 배우 양동근이 참석해 그 열기를 더했다. 지난 11일 소망교도소에서도 사전 시사회가 열려 수용자 300명이 단체로 영화를 관람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VIP 시사회’에선 박종화(경동교회 원로) 전창희(종교교회) 김성경(커뮤니티오브니어) 목사와 김철영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이 참여한 좌담회가 열렸다.
배우 양동근(왼쪽)과 권혁만 감독이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조용기’ VIP 시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양동근은 이번 영화에서 청년 조용기 역을 목소리로 연기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박종화 목사는 이날 좌담회에서 생전 고인과의 인연을 회고했다. 박 목사는 “한신대 재학 중 찾은 순복음 청년 집회에서 조 목사의 설교를 처음 들었다”며 “진보와 보수 가릴 것 없이 모든 이들에게 성경말씀으로 희망을 전하는 걸 보고 교단은 달라도 훌륭한 인물이란 걸 짐작했다”고 했다. 이어 “‘희망의 신학자’로 유명한 독일의 위르겐 몰트만은 조 목사를 두고 ‘내가 본 가장 진실한 보수 신학자이자 한국서 가장 창조적 신학자’라고 평했다”며 “생전 은혜나 성령, 우파로 지칭되곤 했지만 (목회 전반을 보면) 통전적인 목회를 한 신학자이자 목회자”라고 말했다.
박종화(왼쪽) 경동교회 원로목사가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조용기’ VIP 시사회 이후 열린 좌담회에서 고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의 인연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김철영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과 김성경(커뮤니티오브니어) 전창희(종교교회) 목사. 신석현 포토그래퍼
전창희 목사는 영화 관람이 “목회자로서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전 목사는 “신학생 땐 조 목사의 설교가 성령과 소망을 논하는, 아주 간단한 방식으로 복음을 전한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과연 나는 이 땅에 소망을 전하고 있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설교를 들으며 내 설교에도 더 진심을 담아보려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계 연합사역 등에서 고인을 마주해온 김철영 사무총장은 “2011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조 목사가) 교인 앞에 큰절을 하며 공개적으로 회개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한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기독교 지도자가 이렇게 낮은 자세로 사죄한 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그 이전인 2005년 한복협 행사에서도 ‘값싼 은혜’를 말하며 다른 이들보다 더 누렸다는 것에 자성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고 말했다. 또 “조 목사의 주요 족적 중 하나는 평양심장병원 등을 지원하며 북한 동포를 품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교회가 계속 붙잡아야 할 고인의 유산”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의 생전 모습. 사진에 고인의 호 ‘영산’과 생전 수식어였던 ‘희망의 목회자’가 적혀 있다. 권필름 제공30대 목회자인 김성경 목사는 “영화를 보며 ‘이게 신앙의 야성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그간 세련된 언어로 복음을 전하려다 보니 야성의 신앙을 잊고 지낸 건 아닌가 돌아보게 됐다”며 “조 목사님이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교회가 아닌 예수를 믿으라’란 표현이 있는데 여기서 자신의 제국이 아닌 그저 예수를 세상에 남기고픈 순수한 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영화는 한 사람의 위인전이 아닌 한 청년이 고난 가운데 어떻게 예수님과 단독해 삶의 돌파구를 만들었는지를 논하는 이야기”라며 “예수와 고난에 대해 숙고하고픈 청년들이 더 많이 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좌담회 영상은 더미션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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