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월드리뷰][김철영 칼럼] 한국교회, 출산돌봄공간부터 성공 모델 만들어야(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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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영 칼럼] 한국교회, 출산돌봄공간부터 성공 모델 만들어야
- 그신문
- 승인 2026.07.21 23:39
유휴공간 활용해 저출생 극복과 다음세대 돌봄의 거점으로
출산돌봄과 시니어 돌봄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회의 공공성 회복

김철영 목사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상임대표,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한국교회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 오랫동안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는 2018년 2월 28일 청와대를 방문해 당시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출신)과 만나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초청 정책간담회를 시작으로 저출생 극복을 위한 활동을 본격화했다. 사실 한국교회는 이보다 훨씬 이전부터 개교회 차원에서 출생축하금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출산 장려에 힘써 왔다.
필자는 2012년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창립된 이후 사무총장을 맡아 여야 정당과 대통령 후보들에게 기독교 가치에 기반한 정책을 제안하면서 저출생 극복을 위한 정책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2018년에는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차원에서 저출생 극복 운동을 펼치며, 지역교회가 창세기 1장 28절의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문화명령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회의 인적 자원과 재정, 그리고 유휴공간을 적극 활용해 출산과 돌봄의 중심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19년 6월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산율 0.98 쇼크,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포럼'에서도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 포럼은 한국교회총연합이 주최하고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와 한국교회총연합 사회정책위원회가 공동 주관했다.
당시 필자는 한국교회가 저출생 극복뿐 아니라 자살 예방과 낙태 예방 등 생명존중 운동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간 30만 명으로 추산되는 낙태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생명존중주일'을 제정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저출생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출산에 대한 성경적 가치관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 1:28)는 하나님의 명령을 비롯해 출산과 양육에 관한 성경적 가르침을 교회가 적극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는 출산·돌봄센터의 역할을 감당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인적 자원과 재정, 교육환경을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6만여 교회 가운데 100명 이상 출석하는 교회가 약 20%에 이른다. 이 가운데 1만 개 교회만이라도 교회 공간과 인력, 재정을 활용한다면 출산과 돌봄의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정부와 국회에는 다음과 같은 정책도 함께 제안했다.
국가기념일 '생명존중의 날' 제정
신생아부터 만 8세까지 의료비 전액 국가 지원
영유아 전 기간 보육·교육비 전액 지원
다자녀 가정에 대한 교통·교육·복지 인센티브 확대
대통령 명의의 출생 축하편지와 육아용품 지원
아동수당 확대
교회시설을 활용한 돌봄서비스 지원
프랑스식 신생아 환영수당 및 공공보육 확대
스웨덴식 아동간병휴가와 급여제도 도입
사교육비 경감 정책
주요 도시 거점교회의 베이비박스를 통한 위기 신생아 보호
이 가운데 일부 정책은 실제 국가 정책에 반영됐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기독교 정책공약 가운데 하나로 '생명존중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을 약속했고, 카드뉴스를 통해 이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교회는 교회 유휴공간을 출산돌봄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건축법 시행규칙 제12조의3 제2항을 개정해 종교시설과 노유자시설 간 복수 용도를 허용하는 경우 지방건축위원회 심의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개정 취지에서 "돌봄시설의 원활한 공급을 통한 저출생 극복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종교시설과 노유자시설 간 복수 용도를 허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2025년 2월 13일 관련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을 2026년 3월 27일부터 시행하면서 지역사회 돌봄 기반도 확대했다.
이처럼 한국교회의 노력으로 교회 유휴공간을 출산돌봄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은 상당 부분 마련됐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실제 운영 사례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지역교회 가운데 자체적으로 출산돌봄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교회는 많지 않다. 무엇보다 교회에 출석하는 영유아 가정 자체가 감소하고 있으며, 상당수 교회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그러나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지원받게 되면 종교 활동이나 기독교 교육을 병행하기 어렵다. 종교편향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저출생 극복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다음세대 신앙교육까지 이루려는 교회의 목적은 현실적인 제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교회가 진정으로 출산돌봄공간을 운영하기 원한다면 우선 정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운영 사례가 축적된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분한 검증 없이 공적 예산부터 지원받겠다는 접근은 설득력이 약하다.
강원도 태백시 황지교회의 사례는 좋은 참고가 된다. 이 교회는 유치원이 폐원한 뒤 강원랜드와 태백시의 지원을 받아 '아이누리 장난감도서관'을 개관했다. 현재 태백시의 1,000여 명의 부모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자녀들과 함께 이용하고 있다.
운영비를 태백시가 지원하기 때문에 종교 활동이나 기독교 교육은 할 수 없지만, 지역사회가 인정하는 대표적인 돌봄시설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한국교회는 출산돌봄뿐 아니라 시니어 돌봄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급속한 고령화 시대를 맞아 교회 유휴공간을 '9인 요양시설' 등 소규모 돌봄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다.
노인복지관과 요양원, 재가복지센터는 많지만, 신앙생활을 해 온 어르신들에게는 교회가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공간일 수 있다. 특히 9인 요양시설은 정부의 재정 지원도 받을 수 있어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는 데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다.
한국교회가 유휴공간과 인적 자원, 재정을 활용해 출산돌봄공간을 운영함으로써 저출생 극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시니어 돌봄공간으로도 교회가 역할을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
이제 한국교회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명을 돌보는 공동체로서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을 실천하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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